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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졸업생 현대중공업 합격소감문
작성자 김소라 등록일 20.05.08 조회수 525

 

2020년 졸업생 현대중공업 합격소감문

 

조선해양설비과 곽○○

 

나의 1학년 이야기

나는 어릴 때부터 빨리 돈을 벌어서 경제활동을 하고 싶었다. 뚜렷한 목표 없이 공고를 가려다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마이스터고인 현대공업고등학교를 알게 됐고, 용접을 배우면 적어도 굶어 죽진 않겠다고 생각하여 조선해양설비과에 지원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학교에 합격했지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반에 있는 친구들은 모두 처음 만나는 사이였고 나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어서 처음부터 친해지기 쉽지 않았다. 1학년 때 제일 힘들었던 건 기숙사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1년만 참아보라는 아빠의 단호한 말에 기숙사에서 남몰래 울기도 했다. 그래도 그 1년을 버티고 나니 아무것도 아니었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친구들과 희희낙락했던 일들만 생각난다. 1학년 때는 빨리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고 생각했었고, 용접 필기 책을 사서 공부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빠르게 필기를 통과했는데도 실기 연습을 못 했고 1학년 겨울방학 때 맞대기 한 번 해본 게 전부였던 거 같다. 우리 학교는 특이한 점이 시험 기간이 되면 조용해진다는 것이다. 시끄럽던 기숙사 복도가 점호가 끝나면 발소리만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니까 나도 저절로 공부하게 됐다. 모르는 건 물어보고 외우고 하다 보니 중위권의 성적으로 1학년을 마쳐서 나름 만족했다.

 

나의 2학년 이야기

학교의 중심이라 말할 수 있는 2학년이 됐다. 봄방학을 마치고 싱숭생숭한 초반 분위기에 마음을 잘 추슬러야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실기 방과 후 수업이 시작된다는 말에 솔직히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특수용접 필기를 땄기에 CO2 용접을 해야 했는데 선생님이 중간중간 알려주셨는데도 감이 잡히질 않았고 3번째 시험이 돼서야 취득할 수 있었다. 정말 미칠 것 같았다 그 더운 여름날에 그라인더하고 반자동 절단하고 용접하는 일정이 끝나고 나면 녹초가 돼서 10시 반이면 바로 잠들었다. 그래도 그렇게 고생해서 특수용접기능사를 취득하니 용접기능사는 한 달 만에 취득했다.

 

그리고 점점 다가오는 현대중공업 장학생 선발, 마음 한구석에서 불안함과 초조함이 느껴졌다.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제대로 써본 적이 없어서 막막했다. 내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뭘 느꼈고 뭘 얻었는지 적어야 한다고 선배에게 들어서 처음부터 잘 쓰려고 하기보다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먼저 적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선생님들께 첨삭을 받아 가면서 틀을 잡아갔다. 수십 번의 첨삭을 받다 보니 내용이 거의 다 정리되었다. 장학생 선발 시험에서는 논술고사도 치는데 석○○ 선생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놀랍게도 연습했던 주제와 시험에 나온 주제가 똑같이 나와서 큰 어려움 없이 적을 수 있었다.

 

남은 건 면접이었다.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할 건 1분 자기소개였다. 딱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어서 비유법을 사용했다. 예를 들면 나는 잡초 같은 사람이다. 또는 로켓 같은 사람이다와 같은 비유의 방법을 사용했다. 나는 나를 2개의 엔진에 빗대어 적극성과 추진력을 강조해 소개했다. 말을 더듬지 않기 위해서 수없이 반복했고 말의 빠르기와 높낮이도 조정해가며 연습했다. 또한, 예상 질문들의 답변을 적어놓고 친구들과 모의 면접을 보면서 앉은 자세, 시선, 표정을 서로 지적하며 고쳐갔다. 덕분에 성공적으로 면접을 마칠 수 있었고 한 달 뒤 장학생에 선발되어 매우 기뻤다.

 

 하지만 나에겐 토익 500점을 넘겨야 하는 장애물이 있었다. 겨울방학 중에 친구들이 한두 명씩 점수를 넘기기 시작하니 나도 조바심이 났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넘을 수 있을까? 내가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저절로 예민해졌다. 그래도 영어 LC는 비교적 단기간에 점수를 올릴 수 있었다. LC 책에 있는 MP3 파일을 들으며 하루는 파트 1, 2를 풀고 틀린 걸 체크하고 다시 MP3 파일을 들어본다. 그리고 다시 한번 파트 1, 2를 들으면서 A4용지에 적어본다. 그다음 날은 파트 3, 4를 풀고 정말 들리지 않았던 건 문제는 해설지를 보면서 MP3를 들었다. 파트 1은 그림을 보면서 어떤 상황인지 빨리 파악해야 하고, 파트 2는 질문을 잘 들어야 하며, 파트 3, 4는 명사와 동사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한 달 만에 500점을 넘길 수 있었다.

 

나의 3학년 이야기

곧 졸업이 다가오는 3학년이 됐다. 1학년 때 학년별 전체적인 시간표를 봤었는데 3학년은 교과과목에 거의 다 실습이었다. 프로젝트 수업도 있었다. 작년 형들의 작품을 보면 건축물이 없는 것 같아서 건축물로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싶었다. 처음에 떠오른 아이디어는 등대였는데 애들이 파이프 몇 개 붙이면 끝나는 거 아니냐는 말에 수긍하고 다른 건축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다리가 떠올랐다. 검색사이트에 다리를 검색하니 영국에 도개교인 타워브리지가 내 눈에 딱 들어왔고 조원 모두가 찬성해서 우리 조의 프로젝트 주제는 타워브리지가 됐다. 선생님께서 모형을 사고 모형의 치수를 잰 뒤 축적해서 역설계하라는 말씀을 듣고 그대로 이행했다. 쉽지 않았다. 열에 의한 변형과 직각도, 그리고 세세한 부분까지 조원들과 많은 의논과 수정을 반복했고 그 사이에 의견이 충돌하거나 싸우는 일도 많이 일어났지만 그걸 이겨내고 조정해가는 게 프로젝트의 목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축제 3일 전 우리 타워브리지의 모습을 보니 너무너무 뿌듯했다. 마치 내가 키워낸 자식을 보는 기분이었다. 도장까지 마친 타워브리지는 완성도가 높았고 덕분에 축제 당일 설비과 메인 전시작품이 될 수 있었다. 3학년이 되니까 안 다치고 건강한 게 좋다고 생각하게 됐다. 매일 매일 실습하니까 가끔 화상도 입었는데 덕분에 보건실 선생님과 친해진 것 같다. 보건 선생님은 별로 큰 화상도 아닌데 엄청나게 걱정해 주신다. 약간 베인 상처에도 약을 정성스레 발라주시고 밴드도 붙여주고 잔소리는 덤이다. 이 이야기를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를 가르쳐 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정말 정말 감사드리고 잊지 못할 3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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